사람인 까닭에_류은숙 : 메모

함께 읽기/인권 2015. 9. 20. 11:40 Posted by 서형원

좋은 책을 써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저자 류은숙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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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까닭에_류은숙 : 메모

과천녹색당 세상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공부모임 _ 깃털 | 2015.9.20

 

당신이, 당신의 권리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하는 사회. 나는 이것이 모욕이 일상화된 사회만큼이나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 위험한 선동에 넘어가지 말라.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도 아니고, 불가침의 권리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공적 투쟁과 사적 관용에 대해. 7-8.

 

앤지 젤터가 그런 궂은 일을 자처하는 것은 자신을 지구 시민 global citizen"이라 부르는 신념에서 나오는 것일 터이다.

글로벌 시티즌은, 시대의 절실한 요청이며, 삶의 근사한 지향이라 믿는다. 그런데 영어 global은 지구적이라는 말과는, 세계 경영, 국제적 인사, 지구를 누빈다는 말과는 내포와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것은 공간적 정의 이전에, 내 생각에는 전구적(全球的)이라는 말에 가장 가깝다. 공 전체, ‘온전함’, 쪼개지거나 이지러지지 않은. 인격, 공감, 이해, 소통, 두루 생각해보자. (장회익의 온생명을 global life로 번역한다.) 47.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연대에 관한 저명한 이론가인 레옹 부르주아. “인간사는 거대한 채무관계, 다른 모든 이들의 도움에 근거하여 살아가는 인간 각자에게는 타자에 대한 부채와 책임이 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타인과 다음 세대에 베풀려고 하는 건 우리가 빚쟁이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해서, 사귀고 싶어서,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싶어서, 함께 더 즐거워지고 싶어서, 이런 것들이다. 빚진 심정으로, 괴로운 부채감으로, 자기를 불행하게 하는 / 자신은 즐겁지 않은 책임감 따위로는 웬만하면(아마도 절대로), 남에게 베풀지 마라. 억울해지고, 남에게 다시 내놓으라고 하고 싶어진다. 베풂은 비대칭, 다자, 그물의 것, 채권채무는 대칭, 양자, 족쇄의 것. 저자 류은숙은 어떤가? 79.

 

빈민의 삶 그 자체로 유명한 빈민

빈민 그 자체인 빈민, 농민/노동자 그 자체인 농민/노동자. 유명해지고 설사 대표가 될지언정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빈민, 농민, 노동자인 사람을 우리 사회에선 찾기 힘들다. 빈민/농민/노동자의 대변자나 천사는 넘쳐나지만. 빈민 정치인, 농민 정치인, 노동자 정치인이 없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비극에서 벗어날 힘을 갖고 있지 못한 큰 이유다. 유명인사, 대표, 정치인이 되는 것이 구질구질한 과거에서 벗어나는 입신의 길로 여겨지는 한, 더구나 억울한 과거에 대한 보상으로 여겨지는 한, 어렵다. 61.

 

이 싸움은 동정을 구하는 싸움이 아니라 권력을 구하려는 싸움이다.

이게 가장 중요. 복지나 경제적 평등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배분, 정치적 평등을 구하는 싸움. 뒤엣것 없는 앞엣것은 동정과 시혜를 구하는 것에 불과.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그들과 경제적으로 평등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경제적 평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돈 벌 사람은 돈을 벌라. 질투하지 않겠다. 다만 품위 있는 삶이 가능할 정도의 기본소득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이고, 무엇보다 타협할 수 없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완전히 평등한 정치적 권리, 권력을 갖는 것이다. (폴 우드러프, 최초의 민주주의 참고) 63.

 

노동 종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품위 있는 삶을 누릴 권리는 노동과는 정말 아무 관계가 없다. 노동해야 먹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범죄적인지, 착취의 공범이 되는 길인지, 모욕을 강요하는 일인지, 이성을 총동원해서 깊이 생각하라. 72-73.

 

품위와 조화. dignity & harmony. 삶에 이밖에 또 뭐가 필요할까? 73.

 

행복한 활동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기본소득과 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