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소감문 - 이한진

함께 읽기/기타 2015. 10. 31. 22:12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을 읽고 (이한진)

일본은 막연하게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청년들 이야기도 비슷할 것이라 예상은 하고 봤지만 생각보다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몇가지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 중 하나는 일본도 50, 60대 어른들을 하나의 공감대로 엮을 수 있는 것이 경제 부흥시대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 그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부흥했던 시기에 일본도 그러했다는 것. 뭐랄까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한마디로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처럼 당연하게 인식되어지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전쟁 이후에 전반적으로 발전하고 있던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빨리 되지는 않았겠지만, 그 속도만큼 놓친 것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을테니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 가져야하는 태도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까지 찬양하고 따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책을 통해서 청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 부분도 많지만 그 부흥을 만들어갔던 어른세대들의 상황, 마음, 생각들을 많이 상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세대론의 관점으로만 보면 놓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 예를 들어 청년들의 사망 원인 중에 자살률이 1위라는 것을 표면에 내걸게 되는데 실제로 노인들이 몇 배는 더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보면 청년세대를 살피면서도 전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고 이 시대에 청년들을 통한 어떠한 메시지를 뽑아낼 때 혹은 뭔가 이 시대를 탐구해볼 때 감정적인 부분만큼 객관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 다각도로 바라보면서 좀 더 근원적인 물음들을 해나가면서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하게 확인하고 공감한 점은 50대 이상 어른 층은 의견들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전체적으로 공감할만한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있지만 요즘 청년들은 크게 '젊은이'라는 말로 통칭하기 힘든 만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포괄적으로 공감하고 나눌만한 시대적 국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청년세대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핵심적인 어떤 것이 보인다기보단 산발적인 느낌들이 많다.

가장 생각에 남는 말은 마음 둘 곳이 필요하다는 것’. 어디 젊은이들뿐이겠냐만, 그냥 당연한 본능이겠지만 어딘가 마음이 짠하다. 크건 작건 건강한 모습으로 마음 둘 만한 곳이 늘어났으면 좋겠고(그 틈에 집단적인 애국심이나 내셔널리즘 같은거 말고), 스터디 모임하면서 배움의 효과인지 여러모로 공론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자주 들었다. 한편으론 여전히 여러가지 위기감이 많지만, 한편으로 개인적으로 막연하게만 느겼던 위기감에서 조금은 덜어진 느낌이고 오히려 지금의 젊은이들이 더 잘할 수 있고 이전 세대들보다 보다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점들이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갈 길은 멀어보이고 달라진건 없지만 좀 더 희망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