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소감문 - 박정원

함께 읽기/기타 2015. 10. 28. 23:5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세바시 / 후루이치 노리토시『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2015.11.01 / 박정원

 

행복한 젊은이들이 사는 방식

 

일본 젊은이들의 행복도가 높은 이유를 저자는 2장 [작은 공동체 안으로 모이는 젊은이들]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밝힌다. 자신이 ‘이보다 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인간은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p134) 그리고 마치 한마을에 사는 주민들처럼 ‘동료’가 모인 ‘작은 세계’에서 일상을 보내는 젊은이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행복한 이유의 본질이라고 말한다.(p141) 그럴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더 이상 궁금한 게 없으므로 책을 읽을 흥미를 잃었다.

 

그런데 4장 [일본을 위해 일어서는 젊은이들]에서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이 ‘즐거워’하는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갖는지 하는, 동기부여의 측면이 더 중요하다(p214)는 말이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친구’ 혹은 ‘동료’가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일단 그곳이 ‘마음 둘 곳’이 되어 버리면 최초의 목적성은 ‘냉각’된다는 우려를 비친다. 일단 조직에 합류하면 조직 자체가 선(善)이 되어버리는 문제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6장 [절망의 나라에 사는 행복한 젊은이들]도 꽤 흥미로운 장이다. 저자는 행복의 조건으로서 ‘경제적인 문제’와 ‘승인의 문제’ 두 가지로 고찰한다. 정사원과 프리터의 급여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 ‘가족 복지’(금수저/흙수저!), 나이가 들수록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승인에 있어서 연인과 친구의 존재,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손쉬운 승인 사회도 재미있는 관찰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변화를 이루어왔으므로 일본을 연구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예견하는 것이었다. 일본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을 읽고 차이를 살피고 앞날을 예견해 보기도 한다. 지금의 ‘헬조선’은 일본보다 열악하다는 평판인 듯 싶은데 우리 젊은이들은 어찌 살아가야 하나라는 걱정을 하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