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렌트의 정치 / 2부 전체주의와 풀뿌리 / 1장 [전체주의와 종북]
- 아렌트는 전제정, 독재, 권위주의와 전체주의를 구분했다.
- 전체주의는 특정한 상대와 경쟁하거나 다투는 예측가능한 정치체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전의 정치질서와 다르다.
- 전체주의는 다름 아닌 권력자체를 없애려 한다는 점, 시민들의 공적인 장을 구성할 가능성 자체를 봉쇄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정치제제와 다르다.
- 인간의 자발성 자체를, 정치 자체를 제거하려 든다.
- 전체주의에 대한 아렌트의 분석. 악의 평범섬, 사유하지 않음, 세계를 읽어버림.
(세계 : 모든 인간사가 이루어지는 사이공간) 전체주의는 이 세계를 파괴하려 들기에 서구 역사의 연속성을 파괴한 사건이다.
- 전체주의는 특정 시기의 정치체계가 아니다. 그것을 등장시켰던 조건들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1. 어떤 상황이 전체주의를 불러오는가?
1) 반유대주의
- 유대인들은 유대인이라는 사실만 제외하면 어떤 공통점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 뿔뿔이 흩어진 존재였고, 자신이 살던 국민국가에서는 국민도, 이주민도 아닌 비국민의 지위를 가졌다.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은 순수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관심을 쏟는 세속적인 존재를 대표하던 유대인은 국가와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정부에 반감을 품은 세력에게는 증오의 대상이자 ‘악덕’의 표상이 되었다.
2) 제국주의.
- 팽창 그 자체를 추구했다. (자본주의처럼)
- 팽창된 식민지에서 정치공동체와 분리된 권력은 야만적인 폭력과 다를바 없었고, 권력의 이름으로 가해지던 노골적인 폭력은 식민지인과 이주민 모두의 마음에 지배와 폭력의 경함을 깊이 새겼다. 본국과 식민지의 이중권력이 시민도 이중화시킨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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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중사회의 출현.
- 수동적인 존재들이 공적인 상태에 불만을 품을 때 그들은 정치가 아니라 폭력에 매혹된다. 즉 타자와 함께하려 하지 않는 자들은 개별적인 분로로 뭉쳐져 화풀이를 할 약자들을 찾는다.
- 대중의 특징은 야만과 퇴보가 아니라 고립과 정상적인 사회관계의 결핍, 전체주의운동은 원자화되고 개인화된 대중이라는 특수한 조건에 의존했다.
- 대중과 엘리트의 공모,동맹. (상류사회와 부르주아의 위선에 환멸을 느끼던 엘리트들은 전체주의운동이 그 위선을 공격하고 모욕하자 쾌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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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운동은 각기 다른 계급에 속한 참여자들에게 강력한 하나의 정체성을 부여했고, 부조리한 현실을 파괴하려면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알리바이를 제공했다.
2. 전체주의는 무엇을 파괴하나?
(전체주의의 특징)
- 전체주의에서는 지도자 외에 공식적인 의사결정 통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지배.
- 개인이 지도자의 뜻을 실현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게 만듦으로써 폭력을 정당화한다.
- 민족이나 국가의 이익을 내세우지만 그것을 실제 현실에서 찾지 않고 이데올리기의 허구세계에서 찾았다.
- 정치를 거부하면서 현실에 관해 논평을 하려 든다.
- 지도자의 현실 해석과 다른 해석을 하는 세력, 정치를 추구하는 세력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비밀경찰이 필요하다. “모든 정치적인 반대파가 사실상 사라졌을 때 그 업무가 늘어난다.” 실제의 적이 사라지고 난 뒤 가상의 적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공포정치가 더욱더 환산된다.
(파괴하는 것)
- 전체주의는 총제적 지배를 실현하려한다. 총체적 지배는 무한히 다양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마치 모든 인류가 한 사람인 것처럼 조작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의 ‘자발성’을 제거하려 한다.
- 정치가 실현되는 공간 자체를 없애려 하기에 사악한 체제이다. 사람은 사라질지언정 정치의 장은 결코 사라지면 안된다.
-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개인의 기원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에 관한 질문이자 정치적인 질문이다.
- 인간이 각기 다르게 태어났고 그렇기에 다양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타자라는 형상을 우리의 시야에서 지운다.
- 거대한 무리처럼 보이는 대중들은 무리를 유지하고 있는 고립된 개인들일 뿐이다.
- 국익이나 대의를 내세운 운동이 위험한 이유는 인간의 자유를 그 운동의 희생양으로 삼기 때문이다.
- 새로운 가능성이나 대안을 부정하고 이미 알려진 길만 가려는 태도는 전체주의의 흔적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
- 정치를 가능케 할 세계를 지키고 공론장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 사람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상호작용하는 곳에서는 권력이 구성되고 말과 행위를 통해 권력이 다시 구성된다.
-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정치가 싹튼다. 소소한 소통이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한다. (골드파브)
3. 왜 우리는 아직도 박정희에 갇혀 있나?
- 독재를 단순하게 탄압과 복종, 지배/저항, 강제/동의라는 이분법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 실체 없는 지배는 대중 개개인이 지도자와 일체감을 가지며 자신이 지도자의 위대한 뜻을 실현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지배 형태이다.
- 공식적인 의사결정구조보다 밀실타협을 활성화 시켰다. 다원적인 정치의 활성화가 불가능했다.
- 국민과 지도자의 일체감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 집중적인 교화와 주입식 교육(국민교육헌장), 심한 처벌을 통해 형성되었다.
- 대한민국중앙정보부KCIA. 잠재적인 범죄자를 적발한다. 비밀경찰은 적을 검거하는 장치가 아니라 내부의 적을 만드는 장치였다. 정부가 보여주는 것을 믿지 않으려는 ‘의지’, 정부가 제시한 것과 다른 의견을 말하려는 ‘생각’ 자체를 단속한다. 중앙정보부의 활동은 북한보다 남한에 맞춰져 있었다.
- 한국전쟁과 남북한의 대치라는 상황은 정부나 정치인에 대한 반대를 국가에 대한 부정이나 배신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시민들이 공적인 부분에서 행복을 경험하는 것은 금지되었고 오로지 사적인 행복, 경제적인 삶에 집중할 것을 강요당했다.
- 저쪽이 가지면 악이고 내가 가지면 선이라는 이분법은 정치를 다시 진리의 영역으로 몰아갔다. 권력이 공통의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는 점도 무시되었다.
4. 우리는 전체주의의 조건에서 벗어났을까?
- 지금 우리 사회의 ‘유대인’은 누굴까? 여성과 청소년,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그리고 ‘종북’이라 생각한다. 종북이라 규정되는 순간 이들의 목소리는 소음이 되고 이들의 권리는 부인되어야할 위협요인이 된다.
- 사회적인 증오가 아무런 여과 없이 표출(일베의 소수자들 공격 등)되는데 공권력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
- 한국의 기득권층은 이들에 대한 반감을 활용해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적인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낸다.
- 한국정부와 재벌들은 공유지들을 사유화하고 기존의 사회적 관계들을 화폐관계로 대체하면서 시민을 소비자로, 일하는 노예로 전락시켰다.